일상/일기

돈!돈!!돈!!!(2022.03.04.금요일)

돌멩이 2022. 3. 5. 17:25

 

 

요즘 돈 벌 생각은 없으면서 쓸 궁리만 한다. 저번에 면접 봤던 곳은 가지 않기로 했다. 다른 곳 지원한 곳에서 연락 오는 걸 기다리면서 새로운 곳 올라온 게 있나 찾아볼 생각이다. 도미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 하지만 내 통장 잔고는 슬슬 줄어들고 있다. 그 와중에 날이 따뜻해지니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드디어?) 카셀 도큐멘타도 가고 싶고 라이브 콘서트도 뭐든 좋으니 가고 싶다. 올해는 사실 3년째 코로나와 일 핑계로 못 가고 있는 한국에 한번 가야 할 것 같은데 딱히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도미는 러시아 항공을 지나지 못하면 미국을 경유해서 가는 방법도 있다 하면서 이참에 미국도 한번 가보자 한다. 하지만 나는 그다지...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돈도 배가 넘게 들 텐데?

 

러시아... 요즘 긴축모드지만 도미네 가족들과 같이 우크라이나 지원금을 좀 모으기로 했다. 다음 달에 돈이 더 생기면 팔레스타인에도 보내자 했다. 돌아가는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아서 걱정이다. 독일은 에너지 조달 문제가 있고 러시아 국민들이 움직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국 대선도 많이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두렵다. 요즘은 어느 뉴스 하나 마음 편한 게 없구나. 이 모든 게 다 기후위기와 연관이 있다 생각이 들었다.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섭다. 

 

어제 사 온 컬리플라워로 튀김과 키쉬(정확히는 독일식 아우프라우프Auflauf)를 만들었다. 아침에 설거지를 다 해놓았는데 다시 한가득 쌓였다. 하루 한번 이상 요리와 설거지는 힘에 부친다. 이걸 엄마는 어떻게 해오신 걸까? 독일 비건 셰프의 라이브 쿡방을 보면서 뜨개질을 했다. 비건이고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요리사가 제철 채소를 사용해서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 내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맛있고 배가 부른 것 같다. 사용하는 재료도 99퍼센트는 유기농이라고 몇 번을 강조했다. 시청자 중 한 명이 비건 요리 학교가 있는지 물었는데 아쉽게도 없다고 했다. 현재로써는 요리사가 되려면 비건 식당에서 2-3년 일을 배우더라도 논비건 요리도 할 줄 알아야 자격증이 나온다나 뭐라나. 비건 중에 요리에 관심 있고 잘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이것도 커다란 장벽이라고 생각했다. 꼭 요리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양면 뜨기를 겉 뜨기는 미국식, 안뜨기는 유럽식으로 뜨니까 코의 크기가 자꾸 들쭉날쭉해져서 오늘은 이것을 연습했다. 안뜨기 한 코가 늘어지는 것 같아서 실을 당겨가면서 작업하니 모양이 고르게 나왔다. 그리고 바늘 크기에 맞게 촘촘하게 뜨는 연습도 했다. 뜨개질도 성격 따라 가는지 나는 굉장히 헐렁하게 뜨는 스타일이었다. 그래도 코 크기가 일정하면 괜찮을 텐데 그렇게 뜨기가 힘들어서 차라리 처음부터 촘촘하게 뜨는 게 예쁘다. 특히 색을 달리해서 무늬를 만드니까 더 그렇다. 도안을 만들어서 색을 바꾸어 무늬를 만드는 과정이 재밌다. 4가지 색까지 동시에 사용하는 법도 익혔는데 오늘은 두 가지 색으로 코 모양에 더 집중해서 눈물이 흐르는 과정을 묘사한 무늬를 떴다. 언젠가 마음에 꼭 드는 작품을 완성해보고 싶다. 뜨개질로 돈을 벌어보면 어떨까? 미래의 직업에 대한 투자라 생각하니 결국 참지 못하고 색실을 주문했다. 저번에 선물 받은 쿠폰이 있어서 가능했다. 돌고 돌아 결론은 또 돈이구만.

 

돈 벌자. 벌어서 잘 먹고 취미활동하고 후원도 하자. 내가 해결하지 못할 문제들을 너무 깊이 고민하지 말고 내 자리에서 내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