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 비건 Bad Vegan(2022.03.20.일요일)일상/일기 2022. 3. 22. 01:37
생각보다 알바에 쓰는 에너지가 컸는지 하루 종일 힘이 없는 하루였다. 아님 이제 내일부터는 어차피 매일 독일어 수업 들으면서 공부하니까 집에 있을 때는 놀아도 된다는 생각인 걸까? 설거지만 겨우 해놓고 하루 종일 뜨개질했다. 뜨개질하면서 가볍게 볼 만한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 찾다가 배드 비건이라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 제목인데 내용이 궁금해지는 다큐멘터리를 찾았다. 넷플릭스에 좋은 다큐멘터리도 많지만 별로인 것도 몇 번 경험했던 터라 처음부터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보기 시작했다.사르마라는 미국에서 비건 로우 푸드 레스토랑을 오픈해서 크게 성공한 여자가 횡령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실형까지 살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르마그 앤서니라는 사기꾼 남자를 만나 가스 라이팅을 당하면서 거액의 돈을 주기적으로 그에게 주었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진 것이 파산의 이유다. 가스 라이팅 당하는 과정이 아주 상세하게 묘사되는데 보는 나도 너무 힘들었다. 어쨌든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 도망 다니다가 한 호텔에서 피자를 주문한 것이 덜미를 잡혀 구속되면서 사건은 마무리되는데 그 과정에서 피자를 주문해서 먹은 것은 앤서니(사기꾼 남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건강식품을 만들어 판매해서 성공한 유명한 비건이 건강하지 않고 논비건인 피자를 주문했다는 식으로 의도적으로 곡해해서 기사를 써댄 언론을 비판하는 부분이 잠깐 나온다. 사건 자체는 가스 라이팅 피해자 이야기인데 그 피해자가 비건이라는 것이 중요해지는 부분은 딱 이 피자 이야기뿐이다. 어쨌든 다큐는 사르마가 가스 라이팅 피해자라는 부분을 계속 강조하면서도 마지막에 가서는 그렇다고 그녀는 전혀 잘못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녀가 감옥에서 앤서니와 제법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통화하는 것으로 끝난다.
다 보고 난 소감은 배드 비건이라는 제목은 순전히 낚시성이었다는 것이다. 그녀가 당한 가스라이팅 피해를 묘사하는 것도 좋지만 그 부분을 재판에서 어떻게 증명했는지, 가스 라이팅이 피해자에게 어떤 식으로 작용했는지를 더 많이 알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아쉬웠고, 비건에 대한 부분은 딱히 내용적으로 볼 게 없었다. 사람들은 왜 배드 비건을 보고 싶어 할까? 그런 것을 기대한다면 이 다큐는 당신이 원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쨌든 배드 비건은 사르마가 감옥에서 4개월 징역형을 살면서 수감자들에게까지 채식의 장점을 설파했다는 인터뷰 부분에서 빵 터졌던 정도가 기억에 남는 다큐가 될 것 같다.
'일상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라블라블라(2022.03.22.화요일) (0) 2022.03.23 처음인 듯 아닌 듯 (2022.03.21.월요일) (0) 2022.03.22 냉무(2022.03.19.토요일) (0) 2022.03.21 거야 거야 할거야(2022.03.18.금요일) (0) 2022.03.20 레벨 테스트(2022.03.17.목요일) (1) 2022.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