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텃밭 일지/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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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가을/겨울 텃밭 계획발코니 텃밭 일지/2021년 2021. 8. 16. 01:31
여름은 아직 온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7월이 지나 8월 하고도 중순이다. 꽤 길었던 파업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출퇴근만 하며 지내서 안 그래도 일상이 단조로운데 벌써 해까지 짧아지는 것 같아서 이번 여름은 이대로 오지도 않고 가는 걸까 아쉬울 참에 마침 어제, 오늘 해가 쨍하고 나서 햇볕을 마음껏 쬐었다. 내 발코니 작물들도 햇볕을 쬐었다. 내 방에는 먹을 만한 고추가 식물 하나당 대여섯씩 달렸고, 레몬그라스와 타임도 잘 자라고 있다. 작년에 받아두었던 라벤더 씨앗을 심었던게 싹을 내었고 그 옆에는 기다리지 못하고 저번에 바우하우스에 가서 사 온 라벤더가 하나 둘 꽃을 피우고 있다. 고추 모종이겠거니 하고 키운 정체를 알 수 없는 식물도 꽤 커져서 피살리스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를 맺었다.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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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5일부터 7월 21일까지의 기록발코니 텃밭 일지/2021년 2021. 7. 22. 00:51
6월 10일 기록 7월 21일 기록 제 방과 부엌 발코니에는 천장이 있는데 파트너 방 발코니에는 없어서 깻잎 모종 옮겨 심으면서도 잘 자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야외에서 훨씬 잘 자라는 것 같아요. 물을 매일 줄 필요도 없고, 비바람에도 끄떡없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원래 바깥에서 잘 자라는 애들인데 제가 멋모르고 괜한 걱정을 했던 것이었어요. 고추는 바람이 심하게 불 때는 방 안으로 들여놔야 해서 화분에 심는 게 좋은 것 같고, 깻잎과 잎채소는 흙이 깊은 호흐 베트에 심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여기 사진은 없지만 꽃 종류도 여럿 파종해두었어요. 나중에 꽃 피면 정리해서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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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와 펜넬발코니 텃밭 일지/2021년 2021. 6. 3. 20:31
5월 29일 토요일 지난 3월 모부가 택배를 한 번 보내주겠다 하길래 특별히 부탁해서 미나리와 깻잎, 쑥갓 씨앗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그냥 있으면 먹었던 미나리의 향이 왜 이렇게 그립던지 씨앗을 심으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 크면 미나리 넣고 두부전골 만들어 먹어야지.' 이때 마침 영화 도 개봉해서 여기저기서 수상 소식이 들렸다. 할머니(윤여정)가 가져오신 씨앗을 보며 나도 모니카와 함께 기뻐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풍성하게 자란 미나리밭을 보며 내 가슴도 함께 부풀어 올랐다. 씨앗을 심고 물을 듬뿍 줬다.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서 인터넷을 뒤졌지만 미나리는 보통 줄기를 잘라 다시 심는 방식으로 키웠고 씨앗으로 심는 경우는 찾기 힘들었다. 일단 흙에 씨앗을 심고 물을 듬뿍 줬다. 원래 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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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심을까?(3월부터 5월 24일까지 텃밭 일지)발코니 텃밭 일지/2021년 2021. 5. 25. 03:55
일단 올해 3월부터 공책에 적어두었던 텃밭 일지 내용을 기록하고 지금 발콘 텃밭 상태를 정리해보자. 3월 7일 일요일 Baquieu, Rollo Rossa(잎채소), Porree(유럽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파. 대파와 양파 사이의 식감과 맛이 난다.), 미나리, 태양초를 화분에 파종해서 방 안에 두었다. 작년에 사서 쓰고 남아 있던 흙을 썼다. 3월 10일 수요일 Baquieu, Porree에서 싹이 났다. 딱 점만한 크기로 겨우 볼 수 있는 크기ㅋㅋㅋ 3월 12일 금요일 쑥갓도 화분 하나에 파종했다. 3월 13일 토요일 아무래도 씨앗을 다 너무 낮게 심은 것 같다. 원래 뿌리인 흰 부분이 훤히 보이는 게 영 불안하다. 어째 같은 고민을 작년에도 한 것 같은데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냐! 다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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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만들자!발코니 텃밭 일지/2021년 2021. 5. 15. 22:44
흙은 사실 도처에 널려 있다. 아스팔트와 포장도로, 잔디로 뒤덮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들 수 있지만 조금 나와서 숲이나 산으로 가면 온천지 흙이다. 하지만 이 흙 내가 가져다 써도 되는 걸까? 답은 "안된다"이다. 산림 감시인 Revierförster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자연보호구역이 아닌 경우 적은 양이라면 가능하긴 하다. 거주인구가 적은 지역이라면 모르겠지만 많은 인구가 밀집 거주하고 있는 도시에서는 이런 식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산림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현대인은 흙을 돈주고 산다. 이럴 때 작더라도 정원 있는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이 커지지만 어쩌랴, 지금은 발코니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작년 발콘 텃밭을 구상하고 호흐 베트와 화분들을 준비한 후 오비이에서 집까지 버스 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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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방과 세 개의 발코니발코니 텃밭 일지/2021년 2021. 5. 9. 22:17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지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재작년 10월에 들어와서 두 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이 집은 나랑 파트너가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함께 살게 된 집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침실과 거실, 욕실 겸 화장실, 부엌이 다인 아주 작은 집이지만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집이다. 계약하기 전 집을 봤을 때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집 크기에 비해 발코니가 엄청 넓고 많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거실과 침실을 각각 파트너 방, 내방으로 쓸 계획이었기 때문에 방마다 발코니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2020년 플프리 지향을 시작하면서 가능한 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발코니를 텃밭으로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2021년에는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