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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그저 거들 뿐(2022.03.15.화요일)일상/일기 2022. 3. 16. 11:08
오늘부터 밤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방 안에서 식물등의 도움으로 크고 있던 고추 모종들을 발코니 텃밭으로 옮겨 심었다. 원래 따로 전기를 써가며 키울 정도로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날짜 계산을 잘못해서 일주일 정도 더 방 안에 둬야 하는 상황이라 심한 웃자람을 방지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모종이라기엔 이제 막 본 잎을 피운 새싹들이었다. 마늘을 심어둔 호흐베트 한쪽에 당근 씨앗을 뿌리고, 부엌 발코니에는 시금치 새싹 옆에 샐러드 채소 씨앗을 뿌렸다. 고추 모종들은 이번에도 화분에 심기로 결정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화분들을 다 써야 했다. 호흐 베트 하나 더 있는 곳엔 아직 컴포스트화가 덜 진행된 흙이 있어 조금 더 기다려서 깻잎 모종이 준비되면 옮겨 심을 예정이다. 그 밖에도 커다란 철제 화분이 있는데 거기에 올해에는 애호박을 심어 볼 생각이다. 그러고도 화분이 두어 개 남는데 흙이 모자라다. 애호박 심을 흙도 없다. 2020년에 처음 흙을 사서 쓰고 작년부터는 직접 흙을 만들어서 쓰고 있는데 그때에 비하면 흙의 양이 배 가까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욕심도 그에 비례하여 올해 역시 흙이 부족하다. 호흐베트도 두 개 정도 더 만들고 싶다. 사실 작년부터 계획했었는데 그때는 갑자기 목재 가격이 확 올라서 대신 철제통을 산 것이다. 이번에 다시 확인해보니 호흐베트 두 개 만드는데 100유로 안쪽이면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무조건 흙을 사야 한다. 매년 봄마다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쨌든 고추 모종들을 다 옮겨 심고 컴포스트 진행 상황도 확인하고 나니 뿌듯했다. 이제 자연이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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