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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지 한 통(2022.12.16.금요일)
    일상/일기 2022. 12. 16. 15:20

    엽서 형식의 어드벤트 캘린더. 작년인가 벼룩시장에서 샀다.

    지금 시각 새벽 6시 반. 한 시간 전부터 깨서 도미한테 가서 같이 자려고 시도했으나 실패. 계속 머릿속이 시끄럽고 잠은 안 와서 다시 내 방으로 왔다. 한 네 시간 정도 잔 건가? 내가 잠을 설치다니. 

     

    정신줄 놓고 공부 안하고 한드 보다가 그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방 구조를 조금 바꾸었다. 안 그래도 집이 작은데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갑자기 보기 싫어서 스테인드 글라스 공구와 색 유리판을 비롯한 각종 재료들을 상자에 담아 지하 창고로 옮기고 컴퓨터용 책상을 더 넓게 만들었다. (이케아에서 산 식탁인데 크기 조절이 가능하다.) 이제 2023년이 다가오는 것도 있고, 주말에 도미네 가족들이 놀러 오기 때문에 청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게 영향을 준 것 같다. 하지만 정작 꼭 해야 할 부엌과 화장실 청소는 시작도 안 했다. 그리고 어제는 하이쭝 얼마나 틀었는지 검사하러 사람이 와서 알바 다녀와서 부랴부랴 치운 것도 있다. 역시 집에 외부 사람이 와야 안 하던 청소를 좀 하게 되는;; 어쨌든 오늘, 내일은 정말 각 잡고 청소할 생각이다. 

     

    알바. 7월부터 시작했던 알바를 그만 두게 되었다. 아니, 해고당했다고 해야 하나? 애초에 12월 말까지만 계약이 되어 있긴 했는데, 면접 당시 연장될 수 있다 했어서 나는 당연히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제 계약 만료된다는 내용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독일에서 이제껏 했던 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일이었는데 너무 아쉽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이제껏 일이 힘들어서 내가 그만둔 기억만 있지, 해고당한 적은 없어서 더 기분이 싱숭생숭한 것 같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는데 일 그만두고도 연락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그래서 내년 첫 목표는 다시 알바 구하기가 되었다. 방은 따뜻한데 한기가 느껴지는 기분. 

     

    알바는 그만두게 되었지만 돈이 모여서 내년 봄에는 태양광 판넬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집주인의 허락을 구해야 하고 이게 과연 2층 집 발코니에서 얼마나 많은 햇볕을 받아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서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해야 한다. 지붕에 달면 좋겠구먼 그건 불가능할 것 같다. 벌써부터 설렌다. 여러모로 내년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예너 가족이 오면 뭘 먹으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저번에 도미도 맛있게 먹었던 비건 소세지에 자우어크라우트와 빵을 먹어야겠다고 계획했는데 어제 카슈타트에 가보니 내가 사려던 것만 다 팔리고 없었다. 또 어디에서 구할 수 있지? 좀 알아봐야겠다. 크리스마스는 도미랑 단 둘이 보낼 테니 훠궈를 먹을 것 같다. 언제부턴가 크리스마스에는 꼭 훠궈를 먹는다. 전통적으로 독일식 크리스마스 요리는 고기 위주인데 도미는 세이탄이나 대체육을 꺼려하기 때문에 그냥 실베스터 때 먹던 걸 크리스마스에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 이후로 우리의 크리스마스 요리는 훠궈가 되었다.ㅋㅋㅋㅋㅋ 실베스터 때는 보통 굴라쉬에 클로스, 오븐 야채 등을 먹는다. 

     

    올 해는 나름 목표로 했던 것들을 이룬 해라서 아쉬움은 크게 없다. 그저 다음 주부터는 나 자신이 프로그래밍 시험 준비를 아주 열심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연말이니까 내년 목표를 좀 생각해 보면... 일단 이번에는 1. 지원기간 잘 확인해서 전과 혹은 새로 지원 무사히 잘하기 2. 공부 열심히 하기 3. 알바 구하기 정도가 되겠다. 새로울 것 없지만 나에겐 제일 어려운, 꾸준히 열심히 해야 성과가 보이는 목표기 때문에 기합을 좀 다시 넣어야 겠다. 간간히 여기에 일기를 쓰거나 유튜브 영상을 올리거나 할 수는 있겠지만 따로 다른 일을 막 벌일 것 같지는 않다. 아, 텃밭은 당연히 하고. 근데 올 겨울 흙 만들기를 시작을 못해서 조금 골치다. 이미 추워서 흙이 다 얼었을 텐데. 채소 껍질 모아둔 것들 어떡하지? 이참에 벼르고 벼르던 호흐베트를 새로 두 개 만들어 버릴까? 또 일을 만드나? 모르겠다. 

     

    그나저나 이제 좀 눈이 피로한게 졸린데 아침 7시 10분이다. 당장 오늘 목표는 청소와 백김치 담그기! 오늘 하루도 잘 부탁한다. 나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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