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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1월 15일 일요일
    일상/일기 2023. 1. 16. 05:44

    오랜만에 감자 굴라쉬를 만들었다. 유럽 찌개 맛있어.

    운동을 시작했다. 2023년 새해에 맞춰서 100일 전에 요가를 시작했는데 크리스마스 전 후로는 거의 못했다. 막상 하면 몸이 좋아지는 게 금방 느껴져서 매일 꾸준히 해야지 마음 먹지만 고작 몇 주 후면 그만두고 만다. 작심삼일이라면 삼일에 한 번씩 작심을 하자는 생각으로 다시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원래 스트레칭에 가까운 요가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덤벨 운동도 함께 시작했다. 하루는 근육 운동, 하루는 요가(라고 쓰고 스트레칭이라고 읽는)를 번갈아 하는 식으로 하고 있는데 꽤 잘 맞는다. 하루에 아침저녁으로 둘 다 하면 제일 좋겠지만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부담스럽다. 이놈의 저질 체력... 요가는 목과 어깨, 골반 등 결리는 부분을 풀어주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줘서 좋고, 덤벨 운동은 근육을 만들어 주고 하루를 활력 있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좋다. 나에게 제일 중요한 일을 하루를 시작하면서 하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역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맞다. 어쨌든 그래서 요즘은 일어나서 운동하고 밥 먹고 설거지 후 공부하고 저녁에 자유시간 갖는 식으로 일과가 정해져 있다. 단조롭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매일 새로운 것을 익히니 아주 재미가 있다. 

     

    사실 하려면 할 공부가 쌓여 있어서 남는 시간이 없어야 하지만 수학 공부 외에는 다 손을 놓고 있다. 코딩도 보지 않은지 꽤 되었고 영어도 독일어도 싫어져서 그간 못 본 한국 드라마, 영화만 주구장창 봤다. 유튜브에서 침착맨이라는 채널을 알게 되어 영상들을 좀 봤는데 처음에는 거칠어도 재밌게 보던 것이 갈수록 불편하다. 지금 내게 남은 것은 네모네모로직과 주호민 작가 채널에서 알게 된 수자 앤 펄이라는 콘텐츠 정도다. 네모네모로직도 시간 죽이기 딱 좋은 게임인데 나는 이걸 또 다른 시간 죽이기 좋은 취미인 뜨개질과 연결시켜서 놀고 있다. 네모네모로직을 풀고 난 뒤 나오는 픽셀이미지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뜨개질하는 식이다.

     

    이렇게 눈과 귀를 막고 계속 살아도 되는 걸까?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꼴이 너무 절망스럽다. 새해가 밝았지만 독일 겨울의 한낮에도 어두컴컴한 하늘처럼 앞날이 불투명하다. 한국에 있는 아는 언니는 어린 딸과 함께 탈석탄발전 시위에 다녀왔다는데, 무력감에 빠지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하는 언니가 새삼 강하고 멋져 보인다. 독일도 지금 석탄을 다시 채굴하려는 정부에 맞서 기후활동가들에 의한 대규모의 시위가 진행 중인데 나는 여기서 그냥 한탄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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