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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샹궈를 향한 여정-(2)납작당면 만들기
    요리 2021. 4. 17. 04:56

    플프리 지향 시작하고 나서 당면을 먹어 본 기억이 없다. 독일에서는 특히 플라스틱 포장이 아닌 당면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너무 먹고 싶었으면 한 번쯤 사먹었을 텐데 먹지 않고 버틴 걸 보면 그렇게 먹고 싶지는 않았던걸까?

     

     꼭 당면이 아니더라도 가끔 플라스틱 포장이지만 먹고 싶은게 보이면 한 번씩 사서 먹어 보는데 먹을 때의 기쁨은 잠깐,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보면 괜히 샀다 싶어진다. 이렇게 해도 지금 내 방에는 올 해 1월부터 모으기 시작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점점 쌓이고 있다. 애초에 목표로 했던 양은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그리고 대부분 식료품에서 나오는 쓰레기다. 나는 왜 이렇게 먹는걸 좋아할까? 빵과 간단한 감자요리, 파스타로 불평없이 잘만 사는 파트너(독일인)가 조금 대단하게 느껴진다. 

     

    말이 옆으로 조금 샜다. 어쨌든 나는 먹는 것 특히 한식을 먹어야 살 수 있는 사람이다. 플프리로 구하기 힘든 식재료라면 대체할만한 것을 찾아 보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직접 만들어 보는 수밖에! 여러 면 종류를 시도했었지만 이번엔 납작당면이다.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레시피를 찾았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필요한 재료는 오직 감자전분과 물.

     

     

    1. 감자전분과 물의 비율은 1:2로 했다. 전분 한 숟가락을 크게 떴다. (독일 숟가락은 한국보다 좀 큰 편이다.) 물은 찬물을 쓴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잘 저어서 녹이는데 전분을 한 번에 너무 많이 풀면 힘드니까 조금씩 여러번 만들기를 추천한다.

     

     

    2. 이제 넓은 팬에 물을 붓고 열에 강한 그릇에 전분물을 조금씩 부어서 중탕으로 익힌다. 처음에는 케이크틀을 이용해서 만들어 봤지만 한쪽으로 자꾸 기울어서 그냥 스테인리스그릇으로 해봤더니 딱이었다. 그릇에 전분물을 잘 풀어서 적당히 부어주는데 이때 너무 적게 넣으면 전분물이 익더라도 떼어내기 힘들고 너무 많이 넣으면 속까지 익지 않는다. 그릇 바닥 면적에 따라서 양이 달라질 테니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몇 번 해보면 감이 온다. 그리고 뚜껑을 닫으면 1-2분 안에 잘 익는다. 불의 세기는 중약불로 한다. 

     

    완전히 투명해지지는 않는다. 

     

    물줄기가 닿으면 알아서 떨어진다. 단 약간의 두께감이 있을 때만 그렇다.

     

    2-3mm 정도의 두께가 좋다. 너무 두꺼우면 미처 익지 못한 감자가루가 떼처럼 떨어진다. 그래도 물에 잘 털어서 먹으면 되긴 하다.

     

    3. 뚜껑을 열어보고 전분물 2/3이 투명해졌으면 그릇을 꺼내 찬물을 부어준다. 나는 개수대로 가져가서 물을 틀었다. 그러면 물살에 익은 면이 알아서 떨어진다. 그릇이 뜨거울 수 있으니 장갑을 낀다. 물로 안떨어지면 손으로 살살 떼어낸다.

     

    4. 다른 그릇에 찬물을 받아 놓고 여기에 떼어낸 면을 넣는다. 그리고 다시 2의 과정을 반복한다. 그리고 두번째 면이 익을 동안 첫번째 면을 거내서 칼로 적당한 너비 2-3cm로 썰면 납작당면 완성이다. 썬 당면은 다시 찬물에 담가 둔다. 그 사이 두번째 면이 다 익었다. 그릇을 꺼내 찬물을 부어 면을 떼어낸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반죽물은 익히기 전에 매번 잘 풀어주기.

     

    짜-잔

     

    5. 완성된 모습. 보관용기에 담고 찬물을 다시 부어서 냉장보관한다. 다음날 열어보면 물을 빨아들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더 쫄깃해진다. 만드는 법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그릇에 부을 전분물 양을 조절할 때 감을 잡기까지 두 세번 해봐야 한다. 이제 마라장도 있고, 납작당면도 있다. 마라샹궈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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