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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샹궈를 향한 여정-(3)마라샹궈요리 2021. 4. 23. 02:55
두부를 만들 때부터 마라샹궈를 생각했다. 하루는 마라장을 만들고 다른 하루는 납작당면을 만들었다. 일수로 4일을 준비해서 만들어 먹는 마라샹궈의 맛은 환상적이었다. 독일의 머스터드나 한국의 고추장에서는 느끼기 힘든 자극적인 맛. 한국에서 그렇게 유행일 때는 시큰둥했던 나는 이제 1일 1식 1마라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한국에서 파는 마라샹궈의 맛을 모른다. 중국 친구들도 딱히 이게 마라샹궈라며 요리를 소개한 적은 없다. 그저 들어가는 항신료가 비슷한 훠궈를 먹어봤을 뿐이다. <화니의 주방>에서 마라샹궈 만드는 영상은 마라장 외에도 필요한 소스가 많았고, 인터넷에서 찾은 어떤 레시피에는 땅콩소스를 넣기도 했다. 공통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청경채, 연근, 당면 등이 있었다. 나는 나의 상황과 입맛에 맞게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기로 했다.
1. 재료:
일단 청경채는 비닐포장되어 파는 경우가 많아서 빼고 배추를 많이 넣었다. 연근도 아시아마트에서 냉동으로 파는걸 본 적 있지만 플라스틱포장이라서 사지 않고 대신 감자를 썰어 약간 덜 익혀서 아삭한 식감을 살렸다. 당면은 감자전분으로 만든 납작 당면이 있고, 팽이버섯도 플라스틱포장이라서 길게 썬 새송이 버섯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두부를 구워서 넣었다. 납작당면은 나중에는 집에 있는 애호박, 브로콜리, 파프리카를 넣어 먹기도 했는데 역시 잘 어울렸다. 파프리카는 그 뒤로 쭉 넣어 먹고 있다. 순서는 파를 제일 먼저 볶다가 납작당면을 뺀 나머지 재료를 넣는다. 당면은 물에 불려진 상태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넣어서 양념에 비빈다는 느낌으로 섞어 주면 된다. 너무 오래 익히면 좀 슬라임처럼 되는 것 같다.
2. 양념:
준비한 재료를 어느 정도 볶다가 야채스톡가루를 1작은술 넣고 마라장을 1큰술 넣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간을 보고 소금,후추로 맞춰 주면 끝이다. 정말 간단하다. 한 번은 땅콩버터랑 고춧가루를 넣어 봤는데 굳이 필요없다고 결론내렸다.
3. 결론:
너무 맛있다. 퇴근하고 오면 마라 먹을 생각 밖에 안난다. 한 번은 4일 연속 먹은 적도 있고 하루 두 끼를 마라샹궈로 먹은 적도 있다. 나중에는 몸이 마라색으로 변할 것만 같았다. 요즘은 또 샐러드나 과일로 자극적인 맛에 시달렸던 내장을 달래고 있으나 조만간 다시 마라장을 만들 계획이다. 그때는 훠궈도 만들어 먹어야지. 그때는 푸주 만드는 글로 시작하겠지.ㅋㅋㅋㅋ 따분한 독일에서의 일상 속에서 요즘은 요리가 나를 구원하고 있다. 모두들 어디에서 무엇으로 힘을 얻어 살아가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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