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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커스(2022.02.25.금요일)
    일상/일기 2022. 2. 26. 16:32

     

     

    투표를 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에 다녀왔다. 손이 달달 떨릴 정도로 추웠지만 비가 거의 오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차를 타고 오느라 속이 메스꺼워져서 힘들었고 결정하기도 힘들었지만 투표소에서 도장을 찍는 순간에는 나로서는 의미 있는 결정을 했다. 이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투표를 힘들게 만든 여러 요소가 있지만 이번엔 특히 한국의 선거제도에 여러 가지로 의문이 들었다. 제일 처음 부당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코로나가 터진 직후 있었던 21대 총선에서 아예 재외공관으로 갈 수 없어 투표권이 박탈당했을 때이다. 그때 처음 독일에는 있는 우편제도가 왜 한국에서는 가능하지 않은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재외국민이 아니어도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 분들의 투표를 더 안전하고 편하게 하기 위해서도 우편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독일 한인사회에서 변호사를 고용해 정부를 고소한다고 들었었는데 후소식을 들은 바는 없다. 그리고 이번에는 대통령 한 사람을 직접 뽑는 방식이 너무 결정을 힘들게 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에 독일에서도 총선이 있었는데 도미는 후보 한 명과 정당 하나에 각각 한 표씩 두 표를 행사할 수 있었다.(정당명부식 연동형 비례대표제) 이런 식으로 하면 지지하는 정당과 지지하는 후보가 다를 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사표심리를 이용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차선을 선택하게 만드는 한국의 선거제도와 많이 다른 모습이다. 내가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니까 도미가 전략보다는 정당 공약과 후보의 자질을 보고 네 마음이 가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냐고 물었다. 너무 맞는 말이지만 한국에서는 제도가 그것을 너무 어렵게 만든다. 오늘 특히 한국을 사실상 양당제나 다름없게 만드는 이 선거구조가 원망스러웠다. 총선 때마다 매번 후보 단일화 소리가 나오고 단일화를 거부하는 후보를 욕하는 식으로 소수정당의 목소리를 뭉개버리는 일이 반복된다. 총선에서 차선이 이긴다 해도 그다음이 없다. 소수 정당의 목소리는 사장된다. 나는 한국에서 유권자들을 공약이나 정책토론보다 선거 전략에 신경 쓰게 하는 현재 한국의 선거제도를 규탄한다. 그리고 나의 투표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언제까지 이 서커스 같은 일이 반복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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