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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개의 방과 세 개의 발코니
    발코니 텃밭 일지/2021년 2021. 5. 9. 22:17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지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재작년 10월에 들어와서 두 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이 집은 나랑 파트너가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함께 살게 된 집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침실과 거실, 욕실 겸 화장실, 부엌이 다인 아주 작은 집이지만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집이다. 계약하기 전 집을 봤을 때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집 크기에 비해 발코니가 엄청 넓고 많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거실과 침실을 각각 파트너 방, 내방으로 쓸 계획이었기 때문에 방마다 발코니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2020년 플프리 지향을 시작하면서 가능한 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발코니를 텃밭으로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2021년에는 두 번째 봄을 맞이하면서 여기 블로그에 텃밭 일지를 써서 보다 체계적으로 일하는 도시농부가 되어 보려 한다. 

     

    대략적인 발코니&베란다 구조

    먼저 발코니와 베란다 특징을 살펴 보면, 파트너 방에 있는 발코니는 가장 큰 대신 천장이 없고 햇볕이 길게 들지는 않는다. 부엌에 있는 발코니는 작지만 천장이 있고 해도 하루 종일 햇볕이 든다. 내 방 베란다도 비슷하지만 차이점은 부엌 발코니는 아무래도 돌출형이라 바람이 세게 분다는 점이다. 작년에는 파트너 방 발코니는 비워뒀었지만, 올해는 깻잎 양을 늘리고 싶어서 파트너 방 발코니에 목재 호흐 베트(유럽형 높은 화단) 두 개를 만들어서 최대한 해가 오래 뜨는 곳에 두었다. 부엌 발코니에는 철제 호흐 베트 하나를 두고 퇴비 통을 만들어 두었다. 그리고 내 방 베란다에는 다용도 작업용 책상을 두고 작년에 사 둔 화분들과 목재 호흐 베트 작은 것 하나가 있다. 

     

    올해 심고 싶은 작물은 깻잎, 미나리, 쑥갓, 고추, 열무, 파, 시금치 등이 있다. 앞에 나열한 작물들은 파종을 해서 모종이 자라고 있고 바질, 딜, 파슬리도 심고 싶은데 아직은 자리를 못찾아서 못 심고 있다. 일단 파트너 방 발코니에는 깻잎을 심었고, 부엌에는 시금치가 심겨 있다. 나머지는 내 방에 있다. 작물을 고른 기준은 독일 기후에 맞는 작물, 독일에서 구하기 힘든 향과 맛이 있는 한국 작물 등 키우기 어렵지 않으면서 내가 잘 먹을 만한 것들을 위주로 골랐고, 흙을 높게 쌓아야 하는 구황작물은 심지 않았다. 새로 만든 호흐 베트가 꽤 높아서 기회가 된다면 우엉(Schwarzwurzeln)을 심어보고 싶기는 하다. 

     

    그럼 다음 포스트에서 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본격적으로 텃밭 일지를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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