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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이제 기침할 힘도 없다.
    일상/일기 2020. 3. 26. 21:26

    3주 째 아프고 있다. 이번 주 일요일이 되면 3주를 꽉 채우게 된다. 처음엔 그냥 몸살감기인 줄 알았다가 기침 나오는게 심상치 않아서 보니 기관지염 같다고 나랑 파트너는 생각하고 있다. 3주 전 일요일 하루를 꼬박 앓다가 월요일에 하우스아츠트(건강 문제가 있을 때 제일 먼저 일상적으로 상담하고 진료하는 의사 Hausarzt)에게 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독일에 퍼지기 전이라서 내원이 가능했다. 그런데 약을 먹어도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일주일 뒤에 다시 연락을 했을 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없는데 기침을 하면 내원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안내받은 번호로 연락해도 연결음 소리만 듣다 끊기를 두 세번, 역시 코로나 검사 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첫 일주일은 트위터고 뭐고 아무 것도 못하고 꼼짝없이 누워 앓았는데 2주 째부터는 정신이 들고 몸도 좀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기침은 여전해서 결국 다시 하우스아츠트한테 전화했고 선생님이 예외적으로 진단없이 내가 이야기 하는 증상만 듣고 항생제를 처방해 주셨다. 저번주 금요일에 항생제를 받았으니까 13일만에 제대로 약을 받은 셈이다. 어쨌든 5일째 항생제를 먹고 있는데 소화불량이 생기고 설사도 좀 하더니 어제 밤에는 복통으로 거의 죽어가다 진통제 주사를 맞고 겨우 살아났다. 보온통을 배에 끼고 울며 데굴데굴 굴렀다. 내가 장염에 쉽게 걸리는 체질인데 급성 장염 걸렸을 때만큼 배가 아팠다. 파트너는 안타까워 하면서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처해 했다. 여튼 어제는 진통제의 힘으로 잠을 잘 수 있었고 오늘은 꽤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봄 풍경을 볼 때면 3월 한 달을 거의 통째로 날려 버렸단 생각에 속상하기도 한데,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고 또 앞으로 겪을 일들이 상상이 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더 커서, 그냥 어차피 겪을 일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샤워를 하고 침구를 갈고 점심을 (어차피 귀리죽이겠지만) 먹어야 겠다. 마음을 다잡고 주변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해나가야지. 

     

    5일 만에 심었던 씨앗들이 싹을 틔웠다. Gartenkresse는 3일만에 싹을 틔운 뒤 벌써 많이 자랐고, 뒤를 이어 시금치, Schnittlauch, Baquieu, 파슬리가 싹을 틔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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