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육통이 저릿저릿(2022.02.05.토요일)일상/일기 2022. 2. 6. 15:13
나는 몸 쓰는 노동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체력이 너무 약하다. 아침부터 저릿한 근육통. 분명 어제 나사 돌릴 때 근육들이 놀란 것이다. 예전에 호흐베트*(Hochbeet: 독일식 화단) 두 개를 만들고는 일주일 동안 근육통에 시달렸던 기억이 이제야 났다. 어제는 왜 떠오르지 않았을까? 집에 전동 드라이버가 없어서 하나하나 손으로 돌려서 박는데 90도로 잘 박혀서 단단하게 연결되는 것을 보면 신나서 아픈 줄도 모르고 계속하는 것이다. 어릴 때는 그래도 회복 속도가 빨랐는데 이제는 한 번 무리하면 그 여파가 오래간다.
이제 진짜 정말 체력 관리해야 해. 나보다 더 많은 힘을 쓰고 일을 한 도미는 오히려 멀쩡하다. 얘야 말로 운동은커녕 스트레칭도 안 하는데. 호르몬의 영향도 있겠지만 들어 보니 어릴 때 산과 들로 재밌는 것을 찾아다니면서 키운 체력이라고 한다. 부럽다 새꺄. 나는 그 시간에 하루 종일 학교에 있었다. 체육시간은 지루했다. 나는 달리기, 피구, 발야구 등에 하등 소질이 없었다. 지금은 내가 수영은 좋아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는 딱 붙는 수영복 입는 게 싫어서 배울 생각도 하지 못했다. 독일에 와서도 최근에 배우기 시작했지만 그것도 코로나 이후로 그만두게 되어서 지금은 배영과 잠영을 겨우 할 수 있을 뿐이다. 여기에서도 처음에는 몸에 난 털을 깎는 게 너무 싫어서 배우기를 망설였다. 몇 번 밀어 보기도 했는데 까끌까끌하게 새로 나는 그 느낌이 너무 싫었다. 그러다 한 번 가 본 근처 호수에서 나만 혼자 튜브 끼고 놀면서, 자유롭게 다이빙하고 수영하는 다른 이들 부러운 마음이 너무 커졌고, 결국 수영복을 입고 그 위에 수영바지를 덧입는 식으로 잠지털만 가리고 수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나의 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는데, 오늘은 그래서 어제 일을 마무리하며 청소하고 빨래하는 정도로 하루가 다 갔다. 뜨개질만 하더라도 중간중간 손목과 손가락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손이 굳는데 다른 하고 싶은 일들을 실행에 옮기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에휴, 지금이라도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지 어째.
'일상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든 것이 되는 법 (2022.02.07.월요일) (0) 2022.02.08 분신술(2022.02.06.일요일) (0) 2022.02.07 부엌 공사와 배달피자(2022.02.04.금요일) (0) 2022.02.05 20대 대선 토론회(2022.02.03.목요일) (0) 2022.02.04 종이와 블로그 일기(2022.02.02.수요일) (0) 202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