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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게사는 심심해(2022.02.08.화요일)일상/일기 2022. 2. 9. 05:01
지하에 있는 창고로 가져다 둘 물건이 있어 물건과 열쇠를 챙겨 문을 여니 두게사가 있었다. 두게사는 작고 어리지만 벌써 4마리의 아기 고양이를 나은 회색 고양이다. 윗집에 사는데 겨울에는 이렇게 복도 계단에서 자주 마주친다. 아주 심심해 죽겠는 얼굴이다.
바깥으로 나가자니 춥고 집 안에만 있자니 답답하고... 그래서 복도로 나오긴 하는데 겨울에는 인간들이 집 안에만 콕 박혀 있어서 영 재밌는 일이 없다. 아랫집 검은 고양이 삐까도 못 본 지 꽤나 오래되었다. 계단 난간 사이로 고개를 쏙 내밀고 봐도 조용하기만 하다. 아주 가끔 마주치는 인간을 따라가 봐도 잠깐 서서 뭐라 뭐라 몇 마디하며 쓰다듬고는 사라져 버린다. 문이 항상 열려 있다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어서 바깥공기도 조금 쐬고 올 텐데 한번 운 좋게 나가도 언제 다시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니 문이 열려 있어도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랫집 검은 고양이 삐까는 1층에 살아서 발코니에서 뒷마당으로 통하는 전용 계단이 있어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데 나는 3층에 살아서 그런 것도 없고 집 안은 시끄럽고 바깥은 춥고 복도는 너어무 조용하다. 이따금 졸리면 뒷문 앞에 세워져 있는 유모차 안에 들어가 몸은 웅크린다. 그러다 배가 고파지면 3층 집 문 앞에 서서 인간을 부른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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